무엇을 위해서 오늘도 그녀는...

김성민 1 4,300 2007.03.03 01:48
오늘 아침 가게에 도착하고 기도를 마치자마자 첫손님을 맞게 돼서 너무나 반가웠다. 하지만 그녀는 물건을 살려고 온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소개해 주려고 온 것이다. 일본인이었지만 영어는 물론 한국말도 잘하는 편이었다. 짐작했던 대로 그녀는 “세계가정평화연합” 브로셔를 꺼내놓았다. 그래서 나는 이 단체를 잘 알고 있다고 말하고 정중하게 그의 설명을 거절했다. 그랬더니 그녀도 웃으면서 정중하게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가게를 떠났다.

한편 그녀가 떠나가는 모습을 뒤로하고 돌아서는데 말할 수 없는 좌절감이 밀려왔다. 이단의 유혹을 물리쳤다는 쾌감보다는 그들의 열심을 보면서 하나님 앞에 성실치 못하고 그렇게 까지 헌신지 못한 나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이곳에서 삶이 열심히 살아가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기에 나름대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특히 우리 이민자들에게는 더 더욱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야만 하는 현실이 우리 앞에 있다. 주류사회의 따가운 시선이 우리를 더욱 낯설게 만들지만 어떻게든 이 사회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려는 의지는 어느 민족 못지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치열한 삶의 여정도 결국 다 내려놓고 가야하는 나그네의 삶이 본질적인 삶의 모습이 아닌가.

중요한 것은 삶의 목표와 방향이다. 인생의 바다에 열심히 노를 젓는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살다보면 좋은 시절이 오겠지”하는 생각은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사람들의 절망에서 오는 것일 수 있다. 우리는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시시때때로 점검해야 할 것이다.

앞에서 내가 그 여인을 보고 느낀 좌절감은 바로 방향감 상실에서 오는 것이었다. 내 삶의 방향이 이 곳 생활의 낯섦을 겪느라 잠시 흐려졌던 것 같다. 나의 눈이 다시 하나님의 보좌를 향해서 그리고 나의 삶의 키는 예수님께 맡기고 다시 전진해야 할 것이다.

이단의 교주와 그의 가르침을 절대적으로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되어 비오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낯선 사람에게 상냥하게 브로셔를 건네는 그녀의 삶보다 우리가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Comments

박선희 2007.07.10 12:01
  이단, 이단 하지만....물론 이단은 절대로 나쁜 거지만 말이예요, 우리도 그들에게서 배울점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들의 물불 가리지 않는 열성...하나님, 예수님, 성령니믈 나름대로 열심히 믿는다고 큰소리 치는  우리 " 크리스챤 " 들은 어느것에 열성 이신지요? 전도에요? 선교에요? 그것도 아니면 하나님 말씀을 배우고 실천 하는데요?..... 우리를 한번 심오하게 되돌아 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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