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스의 기적 - 현영갑 목사 -
이정근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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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8 20:57
러시아의 시인 푸시킨은 “삶”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생활이 그대를 속일자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지면 기쁨의 날을 결국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오늘 날 우리 앞에 놓여있는 상황이 어쩌면 시인이 노래하는 “현재”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현실이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내일”이라는 소망의 끈을 놓치면 우리의 삶은 끝장입니다.
1972년 10월 13일 금요일. 우루과이의 올드 크리스쳔스 럭비팀의 실화가 오늘의 우리가 처한 현실을 이기게 하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45명의 선수와 선수가족들을 태운 페어차일드기가 칠레의 산티아고를 향하여 안데스 산맥을 넘고 있을 때 조종사의 실수로 해발 3500m의 산속에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추락 즉시 13명이 즉사했고 부상자를 포함하여 32명의 남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8명이 눈사태로 사망하고 24명이 남았습니다. 이들의 추락을 안 구조대는 1주일 만에 구조를 포기했다는 소식이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왔습니다. 영하 30도의 극한 상황 속에서 가지고 있던 모든 식량은 떨어졌고 이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육을 먹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의견차이로 몇 명이 죽게 되어 최종적으로 남은 사람은 16명이 되었습니다. 인육으로 버티던 이들이 살 수 있는 길은 누군가 구조를 요청하러 해발 5000m가 넘는 안데스 산을 넘어야 합니다. 이 때 난도 파라도와 로베르토는 눈 덮인 산을 타기 위한 어떤 장비도 없이 그저 옷 몇 벌을 겹쳐 입고 운동화만을 신은 채 100km를 걸어서 출발 9일 만에 산 밑의 농부를 만나 12째 되는 날 동료전원을 구출하게 됩니다. 이들은 72일 만에 극한의 상황 속에서 살아서 돌아 온 것입니다.
생환자 난도 파라도는 30년이 지난 후 [난도의 위대한 귀환]이라는 책을 통해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안데스 산중에서 우리는 심장의 한 박동에서 다음 박동으로 근근이 이어 가면서도 삶을 사랑했습니다. 놀랍게도 그 순간 인생의 매초가 선물임을 깨달았습니다. 나는 생환 이래 그 처절했던 순간들을 잊지 않고 살아가려고 애섰고 그 결과 내 인생은 더 많은 축복으로 채워졌습니다. 그 때의 경험에서 스스로에게 말하곤 합니다. 숨을 쉬어라, 다시 숨을 쉬어라. 숨을 쉴 때마다 너는 살아있는 것이다. 너의 살아있는 존재를 사랑하라. 매 순간을 충실하게 살아라. 단 한 순간도 허비하지 말고...”
파라도는 추락의 와중에서 사랑하는 여동생과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그러나 그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제공한 사람은 아버지란 존재였습니다.
“나는 살아서 아버지에게로 돌아감으로 아버지가 겪을 고통을 다소나마 덜어드려야 한다.” 아버지와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가슴은 부풀어 올랐고 새 힘이 솟아났다고 회고합니다. 그가 살아야하는 이유는 바로 가족이었고 가족은 어떤 어려움도 이길 수 있는 힘이 됩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1993년 [Alive]란 제목으로 영화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에게 삶이란 무엇인가를 알게 해 주었습니다.
"샘물장로교회 현영갑 담임 목사님의 글을 옮겨 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