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인회에 바란다
김동욱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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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1 00:10
새해를 맞아 모두들 덕담을 주고 받으며, 올 한해도 아프지 않고 좋은 일들만 가득하기를 서로 기원하며 축복하고 있는 좋은 때에, 우리 모두를 아프게 하는 소식이 들려 왔다. 그 아픈 소식들이 뉴욕한인회와 관련이 있는 것들이라서 그 아픔의 크기는 더할 수 밖에 없다.
코리안 퍼리이드의 퍼밋을 이중으로 신청하여 동포사회에 혼란을 자초한 뉴욕한인회가, 그에 대한 동포사회의 비난이 거세어지자 이번에는 코리안 퍼레이드의 결산보고를 잇슈로 내세웠다. “코리안 퍼레이드를 마친 후에, 결산보고를 하기로 해 놓고서 왜 지금껏 결산보고를 하지 않느냐?”는 것이 한국일보를 향한 뉴욕한인회의 다그침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돈 문제’를 끄집어 낸 것이다. 이 문제가 제기되자 많은 동포들이 뉴욕한인회의 주장이 타당한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뉴욕한인회는 한국일보가 코리안 퍼레이드를 치르기 전에 했던 약속을 어기고 있다고 몰아 세우고 있다.
뉴욕한인회에 묻는다. 뉴욕한인회가 코리안 퍼레이드의 퍼밋을 이중으로 신청한 것은 약속 위반이 아닌가? 뉴욕한인회가 결산보고에 대한 약속 이행을 요구하려면, 먼저 이중으로 신청한 퍼밋 신청을 철회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여론의 방향을 자기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몰아가기 위한 물타기는 정치인들에게는 필요할 지 몰라도, 뉴욕한인회와 같은 봉사단체에는 결코 필요하지 않다.
우리 모두의 골칫거리와 같았던 뉴욕한인회관의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하여 회관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회관의 관리에 필요한 기금은 별도로 관리하기로 했던 것은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뉴욕한인회가 그 기금을 다른 용도로 전용하여 사용했다고 한다.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특정한 목적에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 기금은 아주 특별한 경우에, 적법한 결의를 거치지 않고서는, 어떠한 이유로도 전용하여 사용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전용하여 사용할 요량이었으면 무엇때문에 기금을 따로 관리하도록 했겠는가?
우선은, 뉴욕한인회가 이중으로 신청한 퍼밋 신청을 철회해야 한다. 뉴욕한인회가 먼저 약속을 지켜야 한다. 뉴욕한인회가 진정 뉴욕의 동포사회를 대표하는 기관이라면 약속을 지키는 면에서도 솔선수범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뉴욕한인회와 한국일보 사이에 했던 결산 보고에 약속 이행을 한국일보측에 요구하는 것이 순서이다.
덧붙여야 할 말이 있다. 뉴욕한인회가 한국일보사에 대하여 취재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발표는 즉각 취소하기 바란다. 한국일보를 구독하는 동포들의 알 권리를 박탈할 수 있는 권한을 뉴욕한인회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히 잘못된 발상이다. 어느 매체를 선택하여 읽느냐는, 기사를 읽고 해당 기사의 내용을 어느 정도까지 신뢰하느냐는 동포(독자)들의 권리이다. 그 권리를 뉴욕한인회가 앗아가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 뉴욕한국일보 2007년 1월 10일(수요일)자 A-11면 발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