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들이 거듭 새로워지기를 소망하며

YUNYOUNGMI 2 4,039 2011.02.10 14:45
   
 존재들이 거듭 새로워지기를 소망하며


                                                            청솔 윤영미(시인)


  15년 전 열쇠꾸러미를 한움 쿰 움켜잡고
  서성였던 날이 생각난다.
  미련없이 열쇠꾸러미를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던 날.
  그 날이 엊그제 같은데....

 십자가가 달려 있는 키 체인에 작은 아파트 키와
  굴러가는 하얀 자동차 키만을 간직한며
  이제부터는 썩어지는 세상의 헛된 욕망에 마음과
  눈을 돌리지 않으며 살겠다고 각오를 하며 걸어온 길이었다.

  15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 나는
  또 다른 열쇠꾸러미를 바라보고 있는 시간이다.
  다시 어색하게만 느껴지지 않는 나와 함께 존재해 온
  수많은 것들....

  간직하고자 하는 것에 이제부터는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형체조차 찾기 어려운 기억들을 더듬어 본다.

  빈자리에 하나 둘 들어서고 그 곳에 날아든
  알지 못할 씨앗들.
  싹을 틔우며 키워 온다 생각하며
  허둥거리며 질퍽이며 달려온 길 아니었던가!

  그들에게 날개를 달아 줄 수 없었던
  나의 집착과 욕망으로 끙끙대며 달려온 길.

  혼자만의 짝사랑으로 설레며 서성이며
  두근거림으로 힘겹게 그 무엇들을 붙잡으려고
  또 잡은 것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며 기진맥진 하면서도 달려온 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달려온 길 앞에 선 나는 행복한가?
  천국을 과연 누리며 살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곰팡이 냄새 풀풀 나는 눅눅한 시간 속에서 말라 죽어가는 것들,
  들쥐들이 드나드는 움켜잡은 많은 것들,
  긁히고, 찢기고, 부러지고, 상처 나고, 부서진
  앙상하게 드러난 움켜잡고 있는 그 무엇들 ..
..
  너무 절뜩이며 오래 걸었나 보다.

  접혔던 기억 하나하나 도드라지게 일어서는 날이다.

  불 지른 한 인생의 과정에 남은 연민하나 자존심하나 붙잡고
  무늬를 맞추려고 안깐힘을 쓰며 힘겹게 달려온 시간이
  왜 이렇게 어리석게 또 가련하게 초라하게 생각이 드는 것일까!

  환한 창가에 선 시간이다.

  가야 할 길이 너무 멀다. 하지만 발 걸음을 조심스레 옮겨본다.

  가야 할 길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그 일념 하나 붙잡고 결국은 비워져야 할
  또 비워내야 할 그 무엇들을 챙겨 비워본다.

  사랑하고픈 만큼 미워하며 멀리 해 본다.
  그동안의 삶 속에서 나와 친숙했던 그것들을...

  나와 함께 존재했던 그 것들이 무엇이었던가?

  하나님 말씀 앞에 비추어 보며
  조심스레 내려 놓을 것은 내려 놓아 본다.
  멀리 해야 할 것이라면
  이제부터는 과감히 던져 버릴 것이다.

  부끄러운 나의 지나온 삶의 낙엽들을 모아
  내 욕망과 함께 활활 태워 버리는 시간이다.

  세상의 죄악 된 풀씨들과 함께...

  굽거나 혹은 부러졌던 뼈마디들 짓무른 생각 안으로 삭히며
  길이 시작되는 곳에서 내 하루의 시작을 다시 해본다.

  단단한 등뼈 하나의 소망을 심어 올려
  혼자서는 닿지 못 할 아뜩한 높이 일지라도
  가던 길 아니 지금까지 허겁지겁 앞만 보고 달려온 길.

  그 길에 서서 잠시나마 하던 일 제쳐놓고
  나와 함께 존재해 왓던
  그 무엇들과 함께 거듭 새로워지는
  나의 남은 인생의 항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내 이런 마음 닫히기 전에 스위치를 올려본다.

  지금껏 살아오며 무엇을 잡으려 했던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힘겹게 끙끙거리며 안간힘을 썼는가?

  알 수 없는 세상의 거친 것들에 노예가 되었던 내 삶의 시간들이어.

  그것 들에게 자주 연민을 느끼며 살아온 시간들이 아니었던가!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는 겨울나무들을 바라보며
  자연의 법칙을 따라 비우는 작업에 나도 함께 동참을 해야겠다.
  그리고 이제 남은 내 인생의 시간 속에 감춰진 보화와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를 하며 값진 진주 하나 만나야겠다.

  그리고 각종 물고기를 모는 그물 하나 마련하려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하며 찬송 부르며
  나를 겸손히 낮추며
  하나님 말씀따라 순종하며 범사에 감사하며
  기뻐하며, 자유하며
  내가 새롭게 거듭나지기를 무릎 꿇어야겟다.

  그리고 풀무 불에 던져지지 않는 천국행을 타야겠다.

  부서진 썩을 것들을 움켜진 어둠 속에서  
  존재들이 거듭 새로워지기를 소망하며....


  
   네가 이것을 알라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리니
   사람들은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긍하며
   교만하며 훼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치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무정하며 원통함을 풀지 아니하며
   참소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사나우며 선한 것을 좋아 아니하며
   배반하여 팔며 조급하며 자고하며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는 자니
   이 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

   신약전서   디모데후서 3장 1절 -5절





Comments

jinnakim 2011.02.15 13:45
날마다 새롭게 주님이  원하시는  형상대로  빚어지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힘들고 고된 일 들이지만  궁극적으로  주안에서의 고난의 유익이
갖어다 주는 그 놀라운 축복의 소망을 감사함으로 기다려봄니다.
Maria 2011.02.16 03:42
주님앞에서는 어떠한 것도 자랑함이 부끄럽고
경건한 척 하나 교만하고
부요로운 것 같으나 헐벗은 내모습을 돌아 봅니다.
영적으로 건강하기를 소망하며
하나님의 은혜속으로 깊이 들어 가기를 소원 합니다.
주님!
새롭게 다듬어 주시옵소서!
하나님앞에서 부끄러운 모습으로
살지 않도록 인도해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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