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은 웃겨요!"

김동욱 0 7,077 2006.03.24 03:47
”엄마들은 웃겨요! 
엄마들은 세상에서 자기 애들이 제일 착한 줄 알아요!”

언젠가 식탁에서 제 딸들이 했던 이야기입니다.
우리 부부와 두 딸들, 그리고 막내인 아들이 같이 저녁 식사를 하던 자리였습니다.
세 아이들 모두가 학업을 마치고 직장 생활을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엄마들은 만나기만 하면 자기 애들 자랑을 해요.
엄마들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자기 애들이 세상에서 제일 착하고, 제일 똑똑해.
엄마도 밖에 나가서 우리 이야기 그렇게 하세요?”

”니들 착하잖아?”

”애들 다 비슷비슷해요.
엄마는 밖에 나가서 우리 자랑 하지 마세요.
친구들이 그 이야기 들으면 웃어요.”

한국에서 살 때에 종종 TV에서 봤던 화면이 머리 속에 떠올랐습니다.
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체포된 아이들의 엄마가 TV 카메라 앞에서 하는 이야기들, “우리 애는 절대로 나쁜 짓을 할 아이가 아니예요. 우리 애가 얼마나 착한 아인데…”

엄마가 철썩같이 믿었던 아이가, 세상에서 제일 착한 것으로 알았던 아이가, 다른 집 아이들은 모두 나빠져도 절대로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굳게 믿었던 내 아이가 범죄자가 되어 경찰서 유치장에 갇혀 있는 것을 보고서도, 그 아이의 엄마는 “우리 애는 절대로 나쁜 짓을 할 아이가 아니예요. 우리 애가 얼마나 착한 애인데…”를 되뇌이고 있었습니다.

자녀들에게서 눈을 떼지 마십시오!
’당신은 자녀들을 신뢰하지 못하십니까?’라고 묻지 마십시오.
신뢰와 무관심은 다릅니다.

자녀들에 관하여 들려오는 소문에도 귀를 기울이십시오!
헛소문일 것이라고 무시해 버리지 마십시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는 경우는 없습니다.

여러분이나 이 글을 쓰는 저나 우리 또래의 친구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착한 일을 할 때도 있었고, 동무들과 어울려 못된 짓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우리들이 자라오고 생활해 가는 모습처럼, 우리의 자녀들도 그렇게 자라가고 생활해 가고 있습니다.

우리 애는 이미 성인이 되었으니까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도 생각하지 마십시오.
오십이 넘은 저도 항상 바르게만 사는 것은 아닙니다.
나이 어린 아이들 보다도 더 나쁜 짓에 빠져 있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사람이 나쁜 일에 빠져 들거나 얽혀 드는 것은 나이와는 무관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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