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보듬자!
김동욱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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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8 22:43
강준민 목사의 사임에 따라 동양선교교회의 분규 사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분규가 진행되는 동안 동양선교교회의 교인들은 당회를 지지하는 성도들과 강준민 목사를 지지하는 성도들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해 왔었다. 이제 그와 같은 첨예한 대결 구도는 많이 누그러지리라 생각된다.
분규 기간 동안 당회의 입장을 지지했던 성도들은 대부분 동양선교교회에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강준민 목사를 지지했던 성도들은 강준민 목사가 교회를 개척하는 경우에 그 교회로 옮겨 가는 성도들, 인근에 있는 다른 교회로 옮겨 가는 성도들, 그대로 동양선교교회에 남아 있는 성도들도 나누어지게 될 것이다.
분규 기간 동안에 강준민 목사를 지지했던 모든 성도들이 동양선교교회를 떠나 다른 교회로 옮겨 간다면, 동양선교교회는 적어도 정서적으로는 쉽게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강준민 목사를 지지했던 교인들의 상당수가 그대로 동양선교교회에 잔류하여 신앙 생활을 계속하게 되는 경우에는, 생각을 달리하고 노선을 달리했던 두 그룹의 성도들 사이에 깊게 쌓여 있는 감정의 앙금을 삭이고 털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뜻을 달리했던 양측의 성도들의 생각이 하나로 통합되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리거나, 당회를 지지했던 성도들이 마치 승전군 처럼 군림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동양선교교회는 또 다른 내홍에 빠지게 될 것이고, 상처와 아픔은 더욱 더 깊어져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필자는 교회가 분쟁에 휩싸이면 담임목사가 떠나야 한다는 주장을 폈었다. 그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담임목사가 떠나되 가급적 빨리 떠나는 것이 더욱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누가 옳고 그르고를 따질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떠한 이유로건 교회가 분쟁에 휘말리게 되면 상처를 입는 분은 우리 주님이시고, 우리 주님의 몸된 교회이며, 우리 주님께서 피흘려 구속해 주신 주의 백성들이다. 교회의 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주님도, 교회도, 성도들도 더욱 더 깊고 큰 상처를 입게 된다.
교회에 분쟁이 생기는 것은 참으로 아픈 일이고, 생겨서는 안되는 일이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로건 분쟁이 발생했다면 그 분쟁은 가능한 한 빨리 종식되어야 한다. 교회의 분쟁은 잘잘못을 따져서는 절대로 종식되지 않는다. 한 쪽이 져주지 않으면 해결이 되지 않는다. 어느 한 쪽이 져주어야 할 때는 지도자가 져주어야 한다. 지도자는 혼자의 결단으로 져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목회자의 자리가 귀한 자리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자리가 아무리 귀하다고 해도 주님의 몸에, 주님의 몸된 교회에, 주님의 자녀들에게 상채기를 내면서까지 지켜야 하는 자리는 결코 아니다.
늦기는 했지만, 강준민 목사의 결단에 찬사를 보낸다. 이제 조용히 기도하며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시간을 갖기를 기대한다. 하나님의 뜻 보다 자신의 생각과 계획이 우선하지는 않았는지 자신을 돌아보며 하나님께서 새로운 길로 인도하실,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참회의 시간을 갖기를 기도한다.
지금도 분쟁 가운데 있는 교회들을 담임하고 있는 목회자들에게 감히 충언한다. 지금 즉시 담임목사직에서 사임하고 교회를 떠나라! 자기가 떠나고 난 후의 교회를 염려하는가? 염려치 말아라! 주님의 교회이다. 우리 주님의 피값으로 세워진 교회이다. 우리 주님의 교회는 우리 주님께서 지키시고 세워 나가신다. 삶이 염려되는가? 주님께서 맡기신 양들을 지성으로돌봐 온 목회자를 우리 주님께서 외면하시겠는가? 교회를 떠난 후의 생활을 염려하는 목회자라면, 그런 목회자는 단언컨대 삯군목사이다. 자기의 행적이 바르지 못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기에 주님께서 도우시고 함께 하시리라는 것을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다.
동양선교교회에 속한 모든 교인들이 사랑으로 하나되길 기도한다. 아픔도, 상처도 서로가 쓰다듬고 보듬으며, 주님의 몸된 교회를 우리 주님께 돌려 드리길 소망한다. 교회는 싸우는 곳이 아니다. 교회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곳이다. 교회는 미움이 존재해서는 안되는 곳이다. 교회는 사랑이 넘쳐나는 곳이어야 한다.
김동욱 집사
nykorean.net 대표
* 2009년 11월 18일자 <크리스찬투데이> 시사칼럼 IN & OUT
그 사랑속에서 행복해지는 성도가 있고
하나님의 교회가 세워진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