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주일 아침에...

김동욱 10 7,327 2007.11.18 23:20
추수감사주일 아침이다.

오늘 아침에는 순간적으로 당황을 했었다.
알람 소리에 눈을 떠서 시계를 보니 6시 30분이었다.
아뿔사!
왜 이리 늦게 일어났지?
샤워하고, 출근 준비해서 기차역으로 나가려면 서둘러야 하겠네?
그런데... 왜 이리 내가 늦게 일어난 거지?
전혀 나 답지 않게?

그리고 휴대폰에 세팅해 놓은 알람이 왜 울지 않았지?
평일에는 오전 5시 반과 6시 반 두 차례에 알람이 울리도록 셋팅이 되어 있는데...
무슨 까닭으로 휴대폰의 알람이 울지 않았지?
내가 휴대폰의 전원을 꺼 놓았었나?
아닌데... 휴대폰의 전원은 ON 되어 있는데...


허~ 참!
오늘이 주일이지!

잠깐 동안 어이없는 웃음을 웃고 나서, 침실의 마루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

하나님!

지난 한 해 동안도, 참으로 많은 것들을 주셨습니다.
채워 주셨고, 알게 해 주셨고, 느끼게 해주셨고, 행하게 해주셨고, 이해하게 해주셨고, 참게 해주셨고... 감사하게 해주셨습니다.

지금은 고통처럼 생각되는 것들도, 지금은 고난처럼 느껴지는 것들도, 지금은 이해하기 힘든 것들도, 지금은 용납하기 어려운 것들도...
시간이 흐른 후에는, 그것들 모두가 감사의 대상인 것을 알게 해 주시는 것을 믿기에, 지금 겪고 있는 고통과 고난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

무엇보다도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제 머리를 쥐어 짜는 대신에, 하나님 앞에 무릎 꿇어 하나님께서 인도하여 주시기를 간구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

더욱 더 감사할 것이 많은 그런 삶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제 생각 속에서, 제 마음 속에서 원망과 미움, 시기와 질투... 온갖 악한 것들을 제하여 주시옵소서!
제 마음 속에서, 제 심령 속에서 용서와 사랑과 화해의 씨앗이 자라나게 하여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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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Comments

이정근 2007.11.19 10:07
  집사님의 심금을 울리는 그 기도 소리가 제 가슴에도 항상 맴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저의 곁에서 지켜 봐 주시고 염려와 사랑의 눈빛으로 저를 아껴 주신 집사님,
저에게는 언제나 주님 향한 그 마음이 위로가 되시고 용기를 주시며
주님을 알게 되는 믿음의 씨앗이 됨니다.
김동욱 집사님,
주님 사역에 빛과 소금 되어 황량하게 펼쳐져 있는 들판에 파릇파릇 새삭이 돋는
건실한 밑거름이 되길 기도 합니다.
오늘의 이 기도가 영원히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아름답게 수놓아 지길 기원하며
한 주일 동안 주님의 평강이 함께 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박선희 2007.11.19 10:32
  매순간 나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드시는 집사님의 기도.....하나님을 향한 집사님의 기도소리를 얼마나 기쁘게 받으실지.....알것 같아요.
김동욱 2007.11.19 10:34
  이정근 집사님께는 늘 감사한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같이 있습니다. 교회의 온갖 궂은 일들(교회의 일을 이렇게 표현해서 미안합니다. 달리 적절히 표현할 말이 없어서요...)을 마다 하지 않으시고, 맡아 처리해 주시는 데에 대한 감사함과, 교인들이 몇 명 되지 않은 작은 교회로 '끌어 들여서' 고생을 시키는 데에 대한 미안함이 같이 있습니다.

뉴욕새교회 때부터 이정근 집사님을 지켜 보아 온 저로서, 하나님께 감사드릴 수 밖에 없는 많은 것들 중의 하나는, 이정근 집사님께서 우리 교회로 오신 후부터 진정한 의미에서의 하나님과의 연합이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정근 집사님의 글에서, 기도에서, 헌신에서 흘러 넘치는 하나님을 향한 사랑은 우리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교우들에게 뿐만 아니라, 이 곳을 찾으시는 모든 분들께 커다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날까지, 예수생명교회를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바로 그 교회'로 만들어 나가는 일에 이정근 집사님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동역하겠습니다. 샬롬!
김동욱 2007.11.19 10:40
  박선희 집사님께서도 같이 글을 쓰고 계셨군요!

하나님 앞에 진실되자고, 하나님의 교회를 세워 나가는 일에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자고, 저를 믿고 의지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지는 말자고... 매일 매일 다짐을 하면서 일과를 시작하지만, 밤에 잠자리에 들 때는 하나님께도, 교우들에게도, 모든 사람들에게도 죄스럽고 미안한 마음만 가득합니다.

추수감사주일을 맞아, 집사님과 혜은이 희은이 모두에게 하나님을 향한 감사가 넘쳐 나시길 기도드립니다. 샬롬!
박선희 2007.11.19 10:53
  고마와요. 집사님. 오늘 하루도 편안 하셨으리라 믿읍니다. 주안에서 평강을.....
리사김 2007.11.19 11:12
  항상 주님께 먼저 여쭙고 주님안에서 답을 구하고 말씀안에서 행하시는 집사님께 주님의 평강이 늘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김동욱 2007.11.20 04:58
  리사김 집사님! 서울의 기온은 영하로 떨어졌다고 하던데,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샬롬!
송선희 2007.11.20 09:18
  집사님의 고뇌는 우리모두의 고뇌입니다.
다만 우리가 표현하지 않을뿐이죠
집사님과 모든성도들의
글이 많은 사람에게 도전이 되고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리는 하늘나라 가는 그날까지 빚어져 가기에 언제나 하나님앞에 무릎꿇지 않을수 없지요.
오늘도 주님안에서 승리하세요
리사김 2007.11.20 11:12
  송선희
집사님의 주님께 한없이 낮아지며 순종하시는 그마음
너무 부럽고 닮고싶습니다 어찌그리 한결같으신지
건강하세요
김동욱 2007.11.20 12:15
  송선희 집사님! 어렸을 때, 개울에서 물고기를 잡곤 했었습니다. 가장 원시적인(?) 방법을 저는 즐겼습니다. '막고 푸는 방법'이었습니다. 개울의 위와 아래를 막은 다음에, 중간 부분(막혀 있는 부분)에 있는 물을 모두 퍼내는 방법입니다. 물을 퍼내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물을 모두 퍼내고 나면 고기만 남게 됩니다. 하나님께도... 그런 방법으로 나아갑니다. 아무런 계산도 하지 않고, 믿으려면 무식하게 믿자고... 제 머리로 계산을 한들 하나님의 계산을 이길 수도 없을테니 말입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