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장 선거에 모두 투표하자!

김동욱 0 4,348 2007.04.07 01:05
제30대 뉴욕한인회장 선거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는 세 사람이 입후보하여 치열한 득표전을 전개하고 있다. 후보가 한 사람 밖에 없어서, 선거도 치르지 못했던 경우도 있었는데, 이번의 선거에는 후보가 셋이나 되니 반가운 생각이 드는게 사실이다. 우리가 뿌리내려 살아가고 있는, 뉴욕의 한인 사회를 위하여 봉사하겠다는 사람이 많아졌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이제 투표를 앞두고 후보자들을 검증하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의 공개토론회도 가졌다. 공개토론회를 보도한 신문 기사들을 읽으면서, 각 후보들의 입장을 확인하고 비교해 가며, 내가 찍을 후보를 찾고 있다. 아직은 세 후보들 중에 누구에게 투표를 할지 결정을 하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며칠 동안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뉴욕의 한인 사회를 이끌어 가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후보에게 표를 찍으려고 한다.

한 가지 지적해 두고자 한다. 유권자의 자격을 확인하기 위한 방편으로 ‘여권을 지참해야 하는’ 문제를 두고 한 후보가 이의를 제기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이에 대하여 민경원 선관위원장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후보자들이 합의한다고 변경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유권자의 자격을 “대한민국의 여권을 소지하고 있거나 대한민국의 여권을 소지했던 미국 시민권자”로 제한하고 있는, 현행 뉴욕한인회칙의 규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여권의 확인이 필수적일 수 밖에 없다. 유권자의 자격을 제한하고 있는 현행 뉴욕한인회칙에는 나도 찬성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규정이 아무리 불합리한 것이라 해도, 그 규정이 개정되거나 폐기될 때 까지는 지켜야 하는 것이다. 세 후보 모두 이미 경기장 안에 들어 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세 후보 모두 출발선을 떠나 결승점을 향하여 달려 가고 있는 중에 있다. 경기의 규칙은 경기가 시작된 다음에는 바꿀 수 없는 것이다.

뉴욕한인회장 선거의 투표에 참여하는 동포들의 숫자가 너무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극소수의 동포들만이 투표에 참여하다보니 대표성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또 뉴욕한인회장 선거를 간선제로 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난 개인적으로 간선제에 반대한다. 뉴욕한인회장 선거의 투표권을 가질 수 있는 ‘단체’를 규정하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까딱하면 수 많은 단체들의 난립을 조장하는 결과로 이어질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기구의 지역의 범위를 정하는 문제도 쉽지 않고, 직능을 대표하는 기구의 직능의 한계를 정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뉴욕한인회장이 진정으로 뉴욕의 한인동포사회를 대표할 수 있기 위해서는 많은 동포들의 지지를 받아야만 한다. 40만, 50만이 회자되는 뉴욕의 한인 동포 사회를 대표하는 뉴욕한인회장이 만 명도 채 안 되는 유권자들만의 지지를 받는다면, 그 사람을 누가 진정 뉴욕의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사람이라고 인정할 수 있겠는가? 뉴욕한인회장은 우리를 대표하는 자리이다. 우리를 대표하는 뉴욕한인회장에게 ‘우리’가 없고 ‘몇몇 사람들’만 있다면, 그 사람은 결코 우리를 대표할 수 없다. 뉴욕한인회장을 우리 모두의 대표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책무이다.

우리 모두가 투표해야 한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도, 그래도 투표를 해야 한다. 투표는 완벽한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다. 투표는 후보들 중에서 제일 나은 사람을 뽑는 것이다. 나은 사람이 없을 때에는, 그래도 그 중에 나은 사람에게 표를 찍어 주는 것, 그것이 투표인 것이다.

우리 모두가 투표하여 확실한 대표성을 가진 뉴욕한인회장을 뽑아야 한다. 흩어져 있는 동포 사회를 하나로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투표하여 이번에 선출될 제30대 뉴욕한인회장에게 동포 사회의 강력한 지지와 성원으로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 뉴욕한국일보 2007년 4월 6일(금요일)자 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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