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별
김동욱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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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1 10:17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말이 있습니다.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모든 사람들과의 인연에는 반드시 헤어짐이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사이인 부부의 인연에도, 피를 나눈 부모와 자식간의 인연에도 죽음이라는 헤어짐이 있습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에게는 천국에서의 재회가 약속이 되어 있지만,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하더라도 이 세상에서는 이별을 맛보아야 합니다.
이별에는 자연스러운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부부가 평생의 수를 다한 후에 죽음을 맞아 헤어지는 경우나 부모가 장수를 누리다가 자식들을 남겨두고 먼저 죽음을 맞는 경우는 자연스러운 이별입니다. 그런 헤어짐에는 일시적인 섭섭함은 존재하지만, 증오나 미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평생을 해로하기로 약속했던 부부가 이혼을 하는 경우나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뜨는 경우는 자연스럽지 못한 이별에 해당됩니다. 두고 두고 한으로 남을, 평생을 두고 후회할 안타까운 이별로 남게 됩니다.
이별은 가족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친구간에도 존재하고, 사랑하는 연인들 사이에도 존재하고, 교우들 사이에도 존재하고, 동업자간에도 존재합니다. 우리들의 모든 만남속에 이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모든 만남들 속에 예정되어 있는 이별을 우리가 피해갈 수는 없지만, 그 이별을 한으로 남겨두지 않고 아쉬움과 섭섭함으로 남겨둘 수는 있습니다. 한으로 남는 이별은 상처를 수반하고 있지만, 섭섭한 이별은 그리움과 아쉬움으로 우리 마음에 자리하게 됩니다. 한을 남기는 이별은 돌아보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으로 자리하게 되지만, 섭섭한 이별은 종종 기억하고 싶은 아름다운 추억이 되기도 합다.
이별을 아름답게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헤어진 후에도 가끔씩 미소를 머금으며 기억해 낼 수 있는 소중한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관계를 이어 가면서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합니다. 함께 하는 동안에 신뢰를 잃지 말아야 합니다. 오해가 있으면 풀어야 합니다. 어떤 경우라도 껄끄러운 기분을 간직한채 이별을 맞아서는 안됩니다. 풀지 않은 앙금을 남긴채 맞는 이별은 아픈 상처로 남게 됩니다.
주님께서도 우리에게 화평하라고 하셨습니다. 먼저 화해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습니까? 누군가를 아프게 하셨습니까? 먼저 손을 내밀어 용서를 구하십시오. 헤어진 후에는 화해를 청하는 것도, 용서를 구하는 것도 더욱 더 어렵게 됩니다. 가까이 있을 때에 먼저 고개를 숙여 손을 내미는 것, 그것이 이별을 아름답게 예비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세상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예비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 세상과의 이별이 아름다울수록 주님께서는 더욱 더 큰 상급으로 하늘나라의 복을 예비해 주실 것입니다.
이별을 예비하는 삶은 순간 순간의 삶에 최선을 다 하는 삶을 말합니다. 최선을 다하는 삶은 아름다운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