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의 민주당 짝사랑
김동욱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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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5 19:57
한국과는 달리 미국은 양당 체제가 확고하게 자리하고 있다. 보수층을 대변하는 공화당과 진보층을 대변하는 민주당 등 2개의 정당이 미국의 정치적인 힘을 떠받치고 있다. 선거를 통하여 힘의 균형축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저쪽에서 이쪽으로 옮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힘의 차이라고 하는 것이 크지 않아서 어느 한 정당이 정국을 완전히 주도하지 못한다. 타협하지 않고서는, 양보하지 않고서는 국정을 제대로 수행할 수가 없다. 국민들이 어느 한 정당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가 어느 정도 많다고 해서 우격다짐하듯이 밀어부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소수의 의견이 존중받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은 민주당을 선호하는 것 같다. 가끔씩 언론 등을 통하여 발표되는 통계가 그것을 말해 준다. “미국에서 공화당이 집권을 하면 한국 정부가 좋아하고, 민주당이 집권을 하면 한국 국민들이 좋아 한다”는 글을 제법 오래 전에 읽었던 기억이 난다. 오바마의 민주당 정부가 한국 정부와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내가 읽었던 기사에 나오는 말이 꼭 맞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한국 국민들, 엄밀하게 말하면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민주당을 선호하는 이유는 민주당이 친이민 정책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서류 미비자들이 민주당이 집권하기를 기대했었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금새 이민법이 바뀌고, 많은 서류 미비자들이 합법적으로 미국에 거주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었다. 헌데,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달라진 것이 무엇이 있는가? 지금 민주당은 행정부 뿐만 아니라 의회도 모두 장악하고 있다. 가끔씩 이민 개혁을 성사시켜야 한다고 변죽을 올리고는 있지만, 무엇 하나 이루어 낸 것이 없다.
이민법이 많은 서류 미비자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개정되기는 커녕, 이곳 저곳에서 서류 미비자들을 압박하는 조치들이 늘어나고 있다. 애리조나 주에서 시작된 반이민 물결이 많은 주들로 확산되어 가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불법 체류 상태의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에게는 시민권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것을 막자고 속지주의를 폐지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후로 추방된 불법 이민자의 수가 부시 행정부 때에 비하여 훨씬 많다는 보도가 나왔다. 2010 회계연도에 약 40만 명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8 회계연도에 비하여 거의 10%가 늘어난 것이며, 2007 회계연도에 비하면 무려 25%가 증가한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지가 보도했다. 이민세관국(ICE)이 2010 회계연도에 불법 이민자를 고용한 기업체에 대해 실시한 감사는 2008 회계연도에 비해 4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동 신문은 보도했다. 지역 경찰이나 주 방위군에게 불법 이민자를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도 오바마 행정부이다. 정말로 민주당이 친이민 정책을 시행할 의사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한인들이 민주당을 향한 짝사랑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미국의 이민 정책은 집권당이 바뀌었다고 해서 금새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선거에서 표를 얻어야만 하는 정치인들이 출신 지역 주민들의 이민 정책에 대한 정서를 중시할 수 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이제 우리 한인들도 ‘민주당 짝사랑’에서 벗어나 후보자들의 정책과 성향을 보고 투표하는 자세를 가져야겠다.
* <크리스찬투데이> 2010년 8월 25일 자 시사칼럼 IN & OUT
아무리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해도
권익에 따르는 무엇을 안다면 결코 외면 할 수는 없겠지요.
알게 해 주신 것과 관심을 환기 시켜 주심에 감사합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늘 예수생명 교회를 향한 사랑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