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김동욱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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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7 09:34
저는 사람들의 얼굴을 제대로 기억하질 못합니다.
이름은 한번 들으면 거의 잊지 않는데, 얼굴은 기억해 내질 못합니다.
32가를 오고 가면서 아는 분 같아서 인사를 드렸다가 "누구신가요?" 하고 반문을 당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인사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욕을 먹는 것 보다는 나을 것 같아, '자신이 없으면' 인사를 건네곤 합니다.
하지만, 오늘의 경우는 좀 달랐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러 32가에 있는 금강산엘 갔었습니다.
회사에서 일하는 동료 두 사람과 함께요.
바로 옆 자리(소파식 자리라 조금 멀게 느껴지기는 했지만)에 4분이 식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 네 분들 중에 한분이 꼭 그 분 같았습니다.
언론사에 근무하고 계시는 분인데, 서로 이름과 글로만 알고 지내다가, 두 달 전에 딱 한번 직접 만난 적이 있었던 그 분 같았습니다.
서로가 식사를 하고 있었고, 일행이 있었기에 다가가 인사를 드리지 못하고 그 자리를 떠나 왔습니다.
사무실로 돌아 와서도... 영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 분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메일을 보내어 여쭈어 보았습니다.
"오늘 맨해튼에 가기는 했었지만, 집사님께서 가셨던 곳에는 가지 않았습니다. 제가 그 곳에 있었더라면, 당연히 먼저 인사를 드렸을 것입니다."라는 답을 보내 오셨습니다.
이런 경우를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