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헌금, 운용 내역 공개해야
김동욱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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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8 21:32
SEED(대표 이원상 목사)라는 이름의 선교 단체에서 일하는 직원이 공금 70만 불을 횡령하여 법의 심판을 받게 되었다는 보도가 우리 모두를 아프게 한다. 도대체 이 선교 단체는 재정을 어떻게 운용하고 있었기에, 이와 같은 사고가 생기도록 방치해 두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공금을 횡령하여 분에 넘치도록 호화로운 생활을 해왔던 이 모라는 사람의 업무를 감독하는 사람이 전혀 없었다는 이야기인가? 매월 우송되어 오는 은행의 거래 명세서에는 지급된 수표들의 사본이 포함되어 있다. 요즈음은 인터넷 뱅킹을 통하여 하루에도 몇 차례 씩 은행의 거래 내용과 잔고를 조회할 수 있고, 지급된 수표의 이미지까지도 확인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헌데, 이 선교 단체에서 일하는 어느 누구도 은행의 거래 명세서조차 확인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필자가 가지고 있는 상식으로는 이 선교 단체의 업무 처리 양태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차제에 선교 단체들의 재정 운용 방법에 관하여 생각해 보고자 한다. 대부분의 선교 단체들이 선교비를 걷우기만 했지 어떻게 써왔는지에 관하여는 말이 없다. 수 개월 전에 하이티의 지진 참사가 있었다. 그 곳에 보내는 성금의 30% 정도가 해당 선교 단체의 운영비로 쓰여 진다고 했을 때, 한 선교 단체가 자기들은 그 보다 훨씬 낮은 비율의 운영비를 사용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었다. 하지만, 그들도 그 운영비의 세부적인 지출 내역에 관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선교 단체를 운영하는 데에도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선교 단체들이 수입과 지출의 내용을 밝히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수지의 내용을 밝히지 않는 것은 비단 선교 단체만은 아니다. 해외에 나가 있는 선교사들도 선교 헌금의 수지 현황을 밝히지 않는다. 잘못되어도 보통 잘못된 것이 아니다. 많건 적건 헌금을 받았으면, 얼마를 헌금으로 받았고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선교 단체나 선교사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에 속한다. 요즘은 대부분의 선교 단체들이 홈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고, 많은 선교사들이 블로그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 곳에 선교 헌금의 수지 현황을 공개해도 좋을 것이다.
수 년 전의 일이다. 한 교회에서 제법 많은 선교 헌금이 선교지에 보내졌는데, 대부분의 금액이 단기 선교팀을 이끌었던 담임 목사에 의해 전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헌데, 전달했다고 하는 선교 헌금에 대한 어떠한 증빙 서류도 비치되어 있지 않았다. 선교 헌금을 전달하면서 영수증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재정 감사팀에서 해당 선교지에 선교 헌금으로 전달 받은 금액을 문의했으나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담임 목사를 믿지 못한다는 이야기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믿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재정은 모든 증빙을 갖추어 투명하게 운용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도, 단체도, 교회도 무엇보다도 돈 문제에 깨끗해야 한다. 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돈을 내기를 망설인다. 이유는 하나이다. 그 돈이, 자기가 낸 돈이 제대로 사용되어질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한 동안 자그마한 선교 단체의 일에 관여한 적이 있었다. 그 선교 단체는 창립 감사 예배에 헌금 순서를 넣지 않았었다. “순서에 있어도 하지 않을 사람은 안하고, 순서에 없어도 할 사람은 다 하는 것”이라는 게 그 선교 단체를 이끄셨던 목사님의 말씀이셨다. 그 선교 단체는 매달 재정의 수지 현황을 홈 페이지를 통하여 공개했었고, 작정했던 목표를 이루고 해산할 때까지 단 한 순간도 재정이 부족하여 고충을 겪었던 적은 없었다.
* <크리스찬 투데이> 2010년 4월 28일 자 시사 칼럼 IN & OUT
세상이 되었는지요!
하지만 그래도 주님 안에서 몸부림 치며 부르짖는 교회가 있음을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기대 할 수 없게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