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을? 덩굴~째?
jinnakim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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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31 14:18
  
호박을?   덩굴~째?
한국을 떠난 지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그래서인지 어렸을 때 먹었던  한국 고유의 호박 맛이 그리워
마음먹고 올봄에 한국 호박을 정성스럽게 심었다. 그런데  정말 생각지도 않게 풍년이 됐다.
그러다 보니  가지가 풍성하게 자라 조그마한 텃 밭이지만  뻣고  뻣고 뻣어서
우리 담장을 넘어  마침내 이웃집 담장 안에까지 마음좋게 뻣어가서 예쁘고
탐스럽게 호박이 달려있었다.
순간!
나의 생각은 흔들렸다!
아니!  저, 호박은... 내 건데....
어떻게 저걸 이쪽으로 다시 끌어오나?? 아니면?...
호박이 덩굴~째 들어오기커녕 ... 아니,  호박을 덩굴~째 그냥  줘?!..
순간적으로 내 머리는 혼돈의 도가니처럼 복잡 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
그래, 그냥두자.  아니지,  그래도, 저건 내건데!... 그래도,... 그래 내것이 맞잖아!
나의 두갈래 마음은 담장 뒤로 넘어간   아무것도 아닌 호박 한개를 두고 번민하고 있었고
순간 부끄러웠다.
그래 결론을 내자 어떻게?  
아무렴 당연히 호박을 덩굴째 저쪽으로 ...그냥 ...
호박이 덩굴째 굴러 들어갔으니 저 이웃은 얼마나 기쁘겠나?! 그래 맞아!
순간의 고민 끝에  그렇게 그냥 놔 두기로  결론은 내려졌고  나는 순간
아무것도 아닌 호박 한개 넘겨주고 마치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착각하며 내심 흐뭇 해 했다. 
정말 너무나 별것도 아닌것을 가지고...
그 작은 호박 하나는 나에게 인간의 소유의  본능의 마음을  순간적으로나마
적나라하게 느끼고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리고 또한 나 자신을
선명하게  스스로 볼 수 있도록 해준 고맙고 "예쁘고 똑똑한 호박"이 되어주었다.
잠간동안 나에게 찾아왔던 약간의 이기와 욕심의 마음을 다스리고?
전적으로 주님의 은혜로....yes! indeed!
어찌됐든지  그리고 나서 나는
탐스런 호박 하나 따서 새우젓 넣고 갖은 양념 넣고 정성스레 만들어서
저녁 밥 정말이지 맛깔나게 잘 먹었다.
주님께 감사하면서!...
호박나물 맛나게 드시는 지나집사님 모습이 상상이되어 저도 오늘 아침반찬으로 호박나물 해볼랍니다~~
그곳에서 날씬하고 보기좋은 애호박이 아닌
우리의 정서와 너무 딱맞는 둥글고 넉넉한 호박이 누렇게 익을때쯤
호박죽을 만들어 한그릇씩 나누는 지나집사님의 넉넉한 모습도 그려지네요~~
가을이 시작되는 이아침 ~~
모두편안하시고 행복한 9월맞으시고
다함께 하시는 수련회도 성령충만한 은혜로운 시간으로 채워지시길
저도 이곳에서 함께기도하겠습니다~~
우리나라 호박죽 맛은...
반가와요! 언제나 어디서나!
주님안에서 오늘도 정말 신명나게 살아가는 리사씨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