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이정근 2 4,593 2012.06.2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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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나는 잎이 무성한
느티나무 그 아래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지치고 피곤하여
의기 소침해 있는 날 내가 당신에게
편한 휴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아무런 부담 없이 왔다가
당신이 자그마한 여유라도 안고 갈 수 있도록
더 없는 편안함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분노의 감정을 안고 와서
누군가를 실컷 원망하고 있다면
내가 당신의 그 원망을
다 들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분노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간혹 당신이 기쁨에 들떠 환한 웃음으로
찾아 와서 그토록 세상을 다 가져 버린 듯
이야기한다면 내가 당신의 그 즐거움을
다 담아 놓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내내 미소와 웃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다가 비가 억수로 쏟아져
당신이 나를 찾아 주지 못할 땐 내가
먼 발치서 당신을 그리워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무슨 이유로 당신이 한동안
나를 찾아오지 못할 땐 내가 애타게
당신을 걱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한참 뒤에나 내게 나타나게
되거든 한결 가벼운 몸짓으로
내게 이르렀으면 좋겠습니다.

또 언젠가 당신의 기억 속에
내가 희미해져 당신이 영영 나를
찾아 주지 않는다 해도 정녕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한 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언제라도
당신이 내 안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좋 은 글 중 에 서 】

Comments

jinnakim 2012.06.22 14:14
나 자신이.... 작지만 , 그리고 부족하지만.... 누구라도 피곤 할때에 부담없이 편안하게  앉아 쉬었다 갈 수있는
꼬옥 필요한 존재들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정근 2012.06.23 13:29
세월의 무상함에도 흘들리지 않고 기쁠때나 슬플때나
오직 한 길 변치 않는 작은 소망의 마음으로
하나님 마음을 알고자 묵묵히 오늘도 내일도 앉아 기다리는
작은 의자가 되어 모든 사람의 빛이 되는 맘으로 살길 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