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인회장 선거에 대한 우리의 책임

김동욱 0 4,672 2007.04.26 03:27
제 30대 뉴욕한인회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지난 4월 14일(토요일)에 실시되었다. 기호 1번 이세목 후보가 2,230표, 기호 2번 이경로 후보가 2,106표, 기호 3번 송웅길 후보가 1,787표를 득표하여, 이세목 후보가 현 회장(선거 당일 현재)인 이경로 후보를 124표 차로 누르고 임기 2년의 제 30대 뉴욕한인회장으로 선출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뉴욕의 한인 동포들의 숫자가 40만~50만 정도 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물론 그 숫자가 정확한 숫자인지 아닌지 조차 알 수가 없다. 적은 쪽에 무게를 두어 뉴욕의 한인 동포들의 수가 40만이라고 치자. 그리고 그 중의 60%를 18세 이상의 유권자라고 상정을 해 보자. 24만의 유권자 중에서 6,100명 남짓한 사람이 투표를 했으니 전체 유권자의 2.5% 정도에 해당하는 동포들이 선거에 참여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선자인 이세목 후보가 얻은 득표수는 전체 유권자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이다. 결국 제 30대 뉴욕한인회장은 100명의 유권자들 중에서 단 1명의 명시적인 지지만으로 회장으로 선출되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뉴욕한인회장 선거는 주일에 실시되었었다. 많은 동포들이 주일 예배를 마치고 투표장으로 이동하여 선거에 참여했었다. 어떤 교회들은 교인들을 수송하는 버스와 승합차들로 교인들을 투표장까지 수송하여 주기도 했었다. 주일날에 실시되던 선거가 토요일로 바뀌게 된 것은 뉴욕의 교회협의회와 목사회의 요청 때문이었다. 주일날 선거를 실시하는 것이 비성서적이라며 투표일을 다른 날로 변경하라고 소리를 높였었다. 뉴욕 교협과 목사회의 요청을 뉴욕한인회가 받아들여 주일날 실시되던 선거가 토요일에 실시되기 시작하였는데, 뉴욕 교협과 목사회는 투표일을 토요일로 변경토록 한 다음에 투표율을 제고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었다. 자기네들이 뉴욕한인회에 요청하여 투표일을 변경하였으면 당연히 투표율을 높여주기 위한 노력을 했어야 옳다. 그것은 뉴욕의 한인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책무이자 도리이다. 교인들에게 광고도 하고 독려도 하고 계몽도 해서 많은 교인들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유도했어야 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러한 노력들을 하지 않았다.

금번 뉴욕한인회장 선거의 투표율이 유난히 낮은 데는 여러 가지의 이유들이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홍보 부족, 언론사들의 특정 후보 편들어 주기와 치졸한 싸움에 대한 동포들의 반감, 유권자인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에 사용된 신분 증명서의 제한 등, 투표장에 가는 것 자체를 망설이게 했거나 포기하게 만들었던 나쁜 요인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었다. 아직도 많은 동포들이 생활을 위하여 토요일에 근무를 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한 '토요일 투표'도 투표율을 떨어뜨린 커다란 이유임에 분명했다. '토요일 투표'에 대한 책임은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있다.

우리도 동포의 일원으로서 뉴욕의 한인 사회의 모든 일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뉴욕의 동포 사회에서 기독교계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다. 비중이 큰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 의식도 같이 느껴야 한다. 기독교인들은 무책임하다는 소리를 들어서는 안된다. 불신자들로부터 우리가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그들을 교회로 불러 올 수가 없다. 투표에 참여치 못한 책임을 면하려면, 이제 한인 사회의 일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 크리스찬투데이 2007년 4월 25일자 시사칼럼 In &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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